보기 싫은 것들을 소리로 지우려

볼륨을 키웠다.

막 바로 그 전 1초까지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게.

노래가 흐르고 작은 기억상실을 불러왔다.

Posted by moon2_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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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제냐, 자발이냐’로 선을 그으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. 너무나도 가난해 생존마저 위태로웠던, 많은 이들이 먹고살 기반은커녕 소일거리조차 마련하기 힘들었던 5, 60년대에 기지촌으로 간 여성은 진정 ‘자발적’ 선택을 한 것일까. 당신은 그러한 구조적 상황이 없었어도 그녀들 전부가, 변함없이 성매매에 종사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가. 미군의 폭력에, 포주의 협박에 노출되어도, 불합리한 빚이 잔뜩 불어나도 절대 제 발로는 일터에서 걸어나갈 수 없었던, 몰래 도망이라도 치면 경찰에게 잡혀 오고 깡패에게 끌려와 구타당해야만 했던 사람들의 삶에 당신은 그렇게 손쉽게 ‘자발’이라는 선을 그을 수 있는가. 만약 기지촌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기지촌을 선택했다면, 불법이라고 명시된 성매매를 용인하는 지구를 따로 만들고, 성병 감염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상식적인 절차도 없이 누군가를 끌고 가 강제로 감금하고 치료한 국가의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가.


Posted by moon2_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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공부를 하는 중이다.
활자가 폭력이 되는 건 또 오랜만이라 새롭다. 예전에는 맛도 향도 촉감도 알 수 없는 활자들이 내 앞을 막고 뒤를 막고 어디도 갈 수 없게 만들었다면, 지금은 추악한 맛이 나고 추악한 향이나고 날이 선 뾰족하게 선 활자들이다. 고통.
활자는 죄가 없습니다.없습니까?


Posted by moon2_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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